[기업 인사이트] 물류업계의 작은 거인, 아워박스
일러스트레이션 신이경
유통 대기업도 궁금해하는 물류업체가 있다. 바로 아워박스다. 생긴지 3년밖에 되지 않는 작은 기업이 뭐가 그리 궁금할까. 그 이야기를 시작해보자. 아워박스는 이커머스 기업에게 풀필먼트(Fulfillment)를 제공하는 업체다. 시작부터 어렵다. 풀필먼트란 사전적으론 ‘이행’이란 뜻인데, 물류업계에선 ‘고객의 주문을 이행해준다’는 의미로 쓰인다. 설명을 들어도 잘 모르겠다. 다시 쉽게 들어가보자.
여기 A라는 온라인 쇼핑업체가 있다. 주문이 들어오면, A사는 창고에서 상품을 찾아, 포장을 하고, 고객에게 갖다 준다. A사가 상품을 직접 배달하는 건 아니다. 배달은 택배회사에 맡긴다. 그게 더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자체 물류망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초기 투자비용이 어마어마할 뿐 아니라 운용비용도 만만치 않다. 그보다는 택배업체에 위탁하는 게 더 낫다. 택배 인프라가 잘 구축된 덕분에 온라인 쇼핑업체들이 큰 비용 부담없이 사업을 시작할 수 있다.
물류업계 ‘작은 거인’스타트
아워박스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갔다. A사는 택배회사 덕분에 초기 투자 비용을 낮출 수 있었다. 그렇지만 진입 장벽이 전혀 없는 건 아니다. 주문을 처리하는 시스템도 필요하고, 상품을 쌓아둘 창고도 필요하다. 또 주문에 따라 상품을 선택한 뒤, 박스에 포장하는 인력도 필요하다. 풀필먼트는 이런 일련의 과정을 의미한다.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상당한 비용과 시간, 노하우가 요구된다.
아워박스는 이같은 풀필먼트를 대신 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해주고 있다. A사는 창고를 마련하거나 포장 인력을 구하는 부담을 덜어내고, 마케팅과 판매에 역량을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소규모의 이커머스 업체나 스타트업에게 아워박스는 더할 나위 없는 사업 파트너다. 특히 요즘 같은 시대엔 그 가치가 더해지고 있다. 코로나19는 언택트 시대를 가속시켰고, 온라인 쇼핑 시장은 급속도로 팽창하고 있다. 코로나가 끝난 이후에도 온라인 쇼핑의 열기는 지속될 것으로 점쳐진다.
‘온라인 쇼핑을 안 해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해본 사람은 없다’고 말하지 않는가. 일단 그 편리함을 맛 본 사람은 계속 이용할 수 밖에 없단 의미다. 이런 시대적 배경 아래 크고 작은 온라인 쇼핑업체들이 우후죽순처럼 늘어나고 있다. 그리고 이를 가능케 하는 배경으로 아워박스 같은 풀필먼트 회사가 있다..
풀필먼트란 말을 처음 차용한 건 아마존이다. 물류센터를 대체하는 새 이름으로 등장했다. 그 안에는 오프라인 시대의 물류와는 전혀 다른 온라인만의 체계를 담고 있다. 소품종 대량생산 시대에 사용되던 물류 방식을 버리고, 비정형적인 다품종 소량 제품에 맞게 구축된 시스템이 바로 풀필먼트다.
아마존은 이를 통해 주문 후 선적까지 걸리는 시간을 기존 3일에서 4시간으로 단축시킬 수 있었다. 이후 아마존 셀러들은 아마존이 제공하는 풀필먼트 서비스(Fulfillment By Amazon)를 이용해 상품을 보관하고, 빠르게 출하시킬 수 있게 됐다. 아워박스 서비스도 처음엔 자체 물량을 소화하는 데서 시작됐다.
저온 풀필먼트에 포커스
박철수 아워박스 대표는 원래 샐러드미인이라는 쇼핑몰을 운영하고 있었다. 샐러드, 베이글, 다이어트음식, 돈까스, 유산균 등 가정간편식을 위주로 판매했다. 그러던 어느날 한 고객에게서 요청이 들어왔다. 작은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고 있다며, 자기네 제품 포장과 배송을 대행해달라는 의뢰였다. 처음엔 박 대표도 정중하게 사양했다. 그런데 여기저기서 비슷한 의뢰가 계속 들어오다 보니, 박 대표도 생각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새로운 사업 가능성이 보였다.
박 대표는 물류 전문가다. 피자헛코리아, 디아지오코리아, 오비맥주(AB인베브) 등을 거치며 공급망과 물류 시스템을 관리해왔다. 오비맥주에선 10년 넘게 일하며 해외사업 부문장, 아시아태평양 구매담당 부사장 등의 임원 자리까지 올랐다.
그만큼 전문성도 높았고, 큰 그림을 그릴 줄도 알았다. 엠디에스마케팅(샐러디미인 운영사)을 인수했을 때에도 그랬다. 자기 사업을 운영하고 싶은 꿈도 있었지만, 가정간편식 시장이 빠르게 성장할 것이란 확신이 있었다. 결정이 빠르고 추진력 있게 실행했다.
아워박스도 그랬다. 주변의 요청도 요청이었지만, 이커머스 시장이 성장하며 풀필먼트 서비스에 대한 요구가 더욱 커질 것이란 기회요인을 포착할 수 있었다. 박 대표는 2017년 6월 아워박스를 별도 법인으로 분리하고, 풀필먼트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처음엔 ‘저온’ 풀필먼트에 포커스를 맞췄다. 샐러드미인에서 취급하던 상품 상당수가 저온 상품이기도 했고, 또다른 전략적 고려도 있었다. 작은 분야에서 확실한 입지를 다진 뒤, 이를 바탕으로 영역을 확대한다는 카테고리 킬링(Category Killing) 전략이다. 사실 저온 풀필먼트는 가장 난이도가 높은 작업이어서, 이 작업을 무난히 소화해낸다면 다른 영역으로 확대하는 건 상대적으로 수월할 것으로 기대됐다.
13개 고객과 함께 시작한 풀필먼트 서비스는 대상과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이에 따라 서비스도 복잡해지고 정교해지고 있다. 전단지를 넣어달라는 요청도 있고, 화주사 로고가 찍힌 테이핑을 요구하면 이에 맞춰줘야 한다. 이를 다 들어주면서도 오패킹률은 0.2% 안쪽에서 관리된다.
작은 프로젝트에도 완벽 추구
고객 만족도가 높을 수 밖에 없다. 덕분에 입소문을 타고 회사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주요 고객 리스트에는 CJ제일제당, 풀무원, 쿠캣, 명인만두 등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아워박스는 특히 유한킴벌리와 손잡으며 물류 업계를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유한킴벌리의 이커머스 풀필먼트 센터 시스템 구축과 운영사업을 아워박스가 수주한 것. 비딩에는 이름만 대면 알만한 물류 대기업도 함께 참여했는데, 신생업체인 아워박스가 이들을 제치고 사업을 따낸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아워박스가 단순히 풀필먼트 서비스를 대행하는 데 그치지 않고, 관련 시스템을 구축하는 사업에까지 영역을 확장한 걸 확인할 수 있다. 아워박스는 이커머스 사업자들이 사업을 원활하게 영위할 수 있도록 돕는OMS(Order Management System)와 WMS(Warehaouse Management Systerm) 시스템도 공급하고 있다. OMS는 고객이 주문한 상품 현황, 결제 확인, 배송, 취소, 반품 등을 처리하는 시스템이고, WMS는 입고, 적치, 재고, 피킹, 출고 등 물류센터 프로세스를 통합 관리하는 창고 관리 시스템이다. 아워박스가 풀필먼트 인프라를 구축하며 얻은 노하우를 활용해 또다른 상품과 서비스를 만들어낸 것. 마치 샐러드미인에서 풀필먼트라는 별도 서비스를 파생시킨 것과 마찬가지다. 풀필먼트에서 시작해 시스템 공급, 물류센터 구축, 운영에 이르기까지 서비스를 진화시켰다. ‘박 대표는 계획이 다 있구나’, 감탄 하지 않을 수 없다.
아워박스는 차곡차곡 성공스토리를 쌓아가고 있다. 지난해 10월엔 손익분기점(BEP)을 돌파했다. 올 5월엔 한국로지스틱스 대상을 수상했다. 아워박스가 성공한 요인으로는 기본에 충실하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그 중에서도 고객의 니즈에 충실하다는 점, 고객이 간지러운 곳을 긁어주는 서비스라는 사실이다.
아워박스는 샐러드미인에서 우연히 시작했지만, 갈수록 서비스 개념이 더욱 명확하고 분명해지고 있다. ‘온디맨드 풀필먼트 서비스 플랫폼(On-demand Fulfillment Service Platform)’, ‘비즈니스 프로세스 아웃소싱(Business Process Outsourcing)이다. 보다 쉬운 말로 바꾸면, ‘모든 이커머스 사업자들이 편안하게 사업을 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이커머스 인에이블러(enabler)’, ‘이커머스 친구’라는 회사 캐치 프레이즈에도 이를 잘 표현하고 있다. 향후에는 샐러드미인에서 쌓은 역량을 바탕으로 마케팅 대행까지 서비스를 확장할 계획도 갖고 있다. 또 다른 성공요인은 작은 일에도 소홀히 하지 않는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큰 성취는 작은 성공들로부터 비롯된다는 게 박 대표의 지론이다. 작은 프로젝트에도 PDCA(Plan-Do-Check-Action) 프로그램을 돌리며 계획, 실행, 평가, 개선의 과정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는 것.
아워박스라는 브랜드는 박 대표가 직접 지었다. ‘우리’라는 말에는 가족과 친구 같은 따스함을, ‘박스’에는 선물을 받는 기쁜 감정을 담았다(박스는 영어권에서 선물이란 의미로도 사용된다). 아워박스의 고객이라면 충분히 공감할 수 있을 것 같다.
- 차병선 기업전문칼럼니스트
- 일러스트레이션 신이경
출처 : 중소기업뉴스(http://www.kbiznews.co.kr)
[기업 인사이트] 물류업계의 작은 거인, 아워박스
일러스트레이션 신이경
유통 대기업도 궁금해하는 물류업체가 있다. 바로 아워박스다. 생긴지 3년밖에 되지 않는 작은 기업이 뭐가 그리 궁금할까. 그 이야기를 시작해보자. 아워박스는 이커머스 기업에게 풀필먼트(Fulfillment)를 제공하는 업체다. 시작부터 어렵다. 풀필먼트란 사전적으론 ‘이행’이란 뜻인데, 물류업계에선 ‘고객의 주문을 이행해준다’는 의미로 쓰인다. 설명을 들어도 잘 모르겠다. 다시 쉽게 들어가보자.
여기 A라는 온라인 쇼핑업체가 있다. 주문이 들어오면, A사는 창고에서 상품을 찾아, 포장을 하고, 고객에게 갖다 준다. A사가 상품을 직접 배달하는 건 아니다. 배달은 택배회사에 맡긴다. 그게 더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자체 물류망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초기 투자비용이 어마어마할 뿐 아니라 운용비용도 만만치 않다. 그보다는 택배업체에 위탁하는 게 더 낫다. 택배 인프라가 잘 구축된 덕분에 온라인 쇼핑업체들이 큰 비용 부담없이 사업을 시작할 수 있다.
물류업계 ‘작은 거인’스타트
아워박스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갔다. A사는 택배회사 덕분에 초기 투자 비용을 낮출 수 있었다. 그렇지만 진입 장벽이 전혀 없는 건 아니다. 주문을 처리하는 시스템도 필요하고, 상품을 쌓아둘 창고도 필요하다. 또 주문에 따라 상품을 선택한 뒤, 박스에 포장하는 인력도 필요하다. 풀필먼트는 이런 일련의 과정을 의미한다.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상당한 비용과 시간, 노하우가 요구된다.
아워박스는 이같은 풀필먼트를 대신 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해주고 있다. A사는 창고를 마련하거나 포장 인력을 구하는 부담을 덜어내고, 마케팅과 판매에 역량을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소규모의 이커머스 업체나 스타트업에게 아워박스는 더할 나위 없는 사업 파트너다. 특히 요즘 같은 시대엔 그 가치가 더해지고 있다. 코로나19는 언택트 시대를 가속시켰고, 온라인 쇼핑 시장은 급속도로 팽창하고 있다. 코로나가 끝난 이후에도 온라인 쇼핑의 열기는 지속될 것으로 점쳐진다.
‘온라인 쇼핑을 안 해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해본 사람은 없다’고 말하지 않는가. 일단 그 편리함을 맛 본 사람은 계속 이용할 수 밖에 없단 의미다. 이런 시대적 배경 아래 크고 작은 온라인 쇼핑업체들이 우후죽순처럼 늘어나고 있다. 그리고 이를 가능케 하는 배경으로 아워박스 같은 풀필먼트 회사가 있다..
풀필먼트란 말을 처음 차용한 건 아마존이다. 물류센터를 대체하는 새 이름으로 등장했다. 그 안에는 오프라인 시대의 물류와는 전혀 다른 온라인만의 체계를 담고 있다. 소품종 대량생산 시대에 사용되던 물류 방식을 버리고, 비정형적인 다품종 소량 제품에 맞게 구축된 시스템이 바로 풀필먼트다.
아마존은 이를 통해 주문 후 선적까지 걸리는 시간을 기존 3일에서 4시간으로 단축시킬 수 있었다. 이후 아마존 셀러들은 아마존이 제공하는 풀필먼트 서비스(Fulfillment By Amazon)를 이용해 상품을 보관하고, 빠르게 출하시킬 수 있게 됐다. 아워박스 서비스도 처음엔 자체 물량을 소화하는 데서 시작됐다.
저온 풀필먼트에 포커스
박철수 아워박스 대표는 원래 샐러드미인이라는 쇼핑몰을 운영하고 있었다. 샐러드, 베이글, 다이어트음식, 돈까스, 유산균 등 가정간편식을 위주로 판매했다. 그러던 어느날 한 고객에게서 요청이 들어왔다. 작은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고 있다며, 자기네 제품 포장과 배송을 대행해달라는 의뢰였다. 처음엔 박 대표도 정중하게 사양했다. 그런데 여기저기서 비슷한 의뢰가 계속 들어오다 보니, 박 대표도 생각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새로운 사업 가능성이 보였다.
박 대표는 물류 전문가다. 피자헛코리아, 디아지오코리아, 오비맥주(AB인베브) 등을 거치며 공급망과 물류 시스템을 관리해왔다. 오비맥주에선 10년 넘게 일하며 해외사업 부문장, 아시아태평양 구매담당 부사장 등의 임원 자리까지 올랐다.
그만큼 전문성도 높았고, 큰 그림을 그릴 줄도 알았다. 엠디에스마케팅(샐러디미인 운영사)을 인수했을 때에도 그랬다. 자기 사업을 운영하고 싶은 꿈도 있었지만, 가정간편식 시장이 빠르게 성장할 것이란 확신이 있었다. 결정이 빠르고 추진력 있게 실행했다.
아워박스도 그랬다. 주변의 요청도 요청이었지만, 이커머스 시장이 성장하며 풀필먼트 서비스에 대한 요구가 더욱 커질 것이란 기회요인을 포착할 수 있었다. 박 대표는 2017년 6월 아워박스를 별도 법인으로 분리하고, 풀필먼트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처음엔 ‘저온’ 풀필먼트에 포커스를 맞췄다. 샐러드미인에서 취급하던 상품 상당수가 저온 상품이기도 했고, 또다른 전략적 고려도 있었다. 작은 분야에서 확실한 입지를 다진 뒤, 이를 바탕으로 영역을 확대한다는 카테고리 킬링(Category Killing) 전략이다. 사실 저온 풀필먼트는 가장 난이도가 높은 작업이어서, 이 작업을 무난히 소화해낸다면 다른 영역으로 확대하는 건 상대적으로 수월할 것으로 기대됐다.
13개 고객과 함께 시작한 풀필먼트 서비스는 대상과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이에 따라 서비스도 복잡해지고 정교해지고 있다. 전단지를 넣어달라는 요청도 있고, 화주사 로고가 찍힌 테이핑을 요구하면 이에 맞춰줘야 한다. 이를 다 들어주면서도 오패킹률은 0.2% 안쪽에서 관리된다.
작은 프로젝트에도 완벽 추구
고객 만족도가 높을 수 밖에 없다. 덕분에 입소문을 타고 회사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주요 고객 리스트에는 CJ제일제당, 풀무원, 쿠캣, 명인만두 등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아워박스는 특히 유한킴벌리와 손잡으며 물류 업계를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유한킴벌리의 이커머스 풀필먼트 센터 시스템 구축과 운영사업을 아워박스가 수주한 것. 비딩에는 이름만 대면 알만한 물류 대기업도 함께 참여했는데, 신생업체인 아워박스가 이들을 제치고 사업을 따낸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아워박스가 단순히 풀필먼트 서비스를 대행하는 데 그치지 않고, 관련 시스템을 구축하는 사업에까지 영역을 확장한 걸 확인할 수 있다. 아워박스는 이커머스 사업자들이 사업을 원활하게 영위할 수 있도록 돕는OMS(Order Management System)와 WMS(Warehaouse Management Systerm) 시스템도 공급하고 있다. OMS는 고객이 주문한 상품 현황, 결제 확인, 배송, 취소, 반품 등을 처리하는 시스템이고, WMS는 입고, 적치, 재고, 피킹, 출고 등 물류센터 프로세스를 통합 관리하는 창고 관리 시스템이다. 아워박스가 풀필먼트 인프라를 구축하며 얻은 노하우를 활용해 또다른 상품과 서비스를 만들어낸 것. 마치 샐러드미인에서 풀필먼트라는 별도 서비스를 파생시킨 것과 마찬가지다. 풀필먼트에서 시작해 시스템 공급, 물류센터 구축, 운영에 이르기까지 서비스를 진화시켰다. ‘박 대표는 계획이 다 있구나’, 감탄 하지 않을 수 없다.
아워박스는 차곡차곡 성공스토리를 쌓아가고 있다. 지난해 10월엔 손익분기점(BEP)을 돌파했다. 올 5월엔 한국로지스틱스 대상을 수상했다. 아워박스가 성공한 요인으로는 기본에 충실하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그 중에서도 고객의 니즈에 충실하다는 점, 고객이 간지러운 곳을 긁어주는 서비스라는 사실이다.
아워박스는 샐러드미인에서 우연히 시작했지만, 갈수록 서비스 개념이 더욱 명확하고 분명해지고 있다. ‘온디맨드 풀필먼트 서비스 플랫폼(On-demand Fulfillment Service Platform)’, ‘비즈니스 프로세스 아웃소싱(Business Process Outsourcing)이다. 보다 쉬운 말로 바꾸면, ‘모든 이커머스 사업자들이 편안하게 사업을 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이커머스 인에이블러(enabler)’, ‘이커머스 친구’라는 회사 캐치 프레이즈에도 이를 잘 표현하고 있다. 향후에는 샐러드미인에서 쌓은 역량을 바탕으로 마케팅 대행까지 서비스를 확장할 계획도 갖고 있다. 또 다른 성공요인은 작은 일에도 소홀히 하지 않는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큰 성취는 작은 성공들로부터 비롯된다는 게 박 대표의 지론이다. 작은 프로젝트에도 PDCA(Plan-Do-Check-Action) 프로그램을 돌리며 계획, 실행, 평가, 개선의 과정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는 것.
아워박스라는 브랜드는 박 대표가 직접 지었다. ‘우리’라는 말에는 가족과 친구 같은 따스함을, ‘박스’에는 선물을 받는 기쁜 감정을 담았다(박스는 영어권에서 선물이란 의미로도 사용된다). 아워박스의 고객이라면 충분히 공감할 수 있을 것 같다.
- 차병선 기업전문칼럼니스트
- 일러스트레이션 신이경
출처 : 중소기업뉴스(http://www.kbiz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