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ommerce SCM story

물류와 SCM에 대한 생각을 공유하고 나누고 싶습니다.
Presentation
2021-03-02


 

비즈니스를 영위하면서 가장 피말리는 순간이 투자를 유치하거나 경쟁입찰에 참여하여 투자사나 생사여탈권을 쥔 갑(?)님을 대상으로 발표(PT: Presentation)하는 것에 별 이견이 없을 것 같다.


직장 생활도 마찬가지이지만 스타트업을 운영할려면 회사를 대표하여 PT를 해야 하는 다양한 기회를 맞는다.


요즘 대부분의 큰 회사들은 비즈니스 파트너를 선정할 때 거의 대부분 PT를 진행한다고 보면 된다.

나름 공정성에 충실할 수 있고 자격있는 후보들에게 기회를 균등하게 부여할 수 있으며 적합한 파트너를 찾는 가장 진보된 방법 중의 하나임은 자명하다.


PT를 앞두고 있는 입찰참여자, 발표자의 입장에서는 피말리는 시간의 연속이다. 우선 발표자료를 준비하는 것에 엄청난 에너지가 들어간다. 입찰자의 의도를 명확하게 이해하고 이를 충족하기 위한 방안, 그리고 우리 회사의 장점을 드러낼 가장 좋은 방안을 찾아내는데 머리에 쥐가날 정도로 Brain Storming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출발점, 첫단추가 잘 꿰어지지 않으면 나름의 아무리 좋은 내용을 담거나, 발표를 수려하게 한다고 해도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기가 어렵다.


입찰 내용에 대한 많은 검토와 모든 가능성을 담아 발표자료가 완성되면 이제는 어떻게 가장 효율적으로 전달을 할 수 있을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아무리 좋은 내용일지라도 지루하게 진행하거나 핵심에서 벗어나는 실수를 하기가 쉽다. 창의성이란 상대의 눈높이에서, 이야기를 들어 줄 사람의 입장에 설 때만 발현될 수 있다고 한다. 말은 쉽지만 실제 PT현장에서 이렇게 생각만큼 잘 진행되는 것은 드문 일이다. 발표로만 그치는 것이 아니다. 가장 무서운 순서로 Q&A 시간이 기다리고 있다. 어떤 내용으로 질문을 해올지, 발표자와 회사의 실력을 확인하기 위한 공격(?)을 해올지 모르기 때문에 극도의 긴장이 지속된다. Q&A를 통해 잘 진행되어온 결과가 나락으로 떨어지기도, 발표에서 미흡했던 부분을 훌륭하게 보충해 내기도 할 수 있다. 평가자이자 질문자인 무서운 갑(?)님들과의 내공 교환, 상호간의 바닥 확인, 고통스럽지만 운명처럼 거쳐가야 하는 과정이다.
 

아워박스를 대표하는 입장으로 참 많은 무대에 선 것 같다. 목표하는 바를 이루었을 때 환호하고 그 반대의 경우에 반성은 물론 슬픔을 겪기도 한다. 이것이 비즈니스 현장의 축소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 않나 생각을 해 본다.


다행히 나의 경우는 참 운이 좋은 편이다. 대부분의 PT에서 비교적 좋은 반응을 얻었을뿐더러 비즈니스로 성사되는 경우도 많았기 때문이다. 일종의 승률이 높은 편이랄까?
PT를 앞두면 여러차례 관련 팀원들과 미팅을 한다. 철저히 PT를 받는 평가자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준비된 내용들을 심사하는 것이다. 평가자의 입장에서 발표자가 가장 어렵게 느낄 수 있는 서너가지 질문을 하도록 한다. 그리고 가장 적합한 대답을 함께 구성한다. 이러한 단련의 과정을 거쳐야만 그나마 약간이나마 준비가 되었다는 생각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실제 PT가 진행되는 현장에서는 발표자와 평가자들간 팽팽한 기싸움이 이어진다. 이것은 눈맞춤(eye contact)으로 표현되는데 때로 민망할 정도로 시선을 주고 받으며 물러서지 않는다. Eye contact은 특히 의사결정권자에게 집중된다. 때로는 평가단들의 표정을 보면서 각 페이지별 시간을 애드립으로 조절하기도 한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감이다. 발표를 위한 장표나 내용에 대한 철저한 이해가 없이는 자신감을 가질 수 없다. 아무리 시간을 내기가 어려워도 장표에 들어갈 내용과 논리는 발표자가 직접 구성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발표를 마무리하고 나면 대부분 결과에 대한 대체적인 판단이 선다. 우리가 이길 수 있는 확률에 대한 판단이다. 노련한 발표자라면 대부분 본인의 판단이 맞아 떨어진다. Eye contact과 Q&A에서 오는 느낌이 맞다.


비즈니스의 생사를 거는 경쟁의 현장에서, 그리고 준비해 가는 과정에서 한 단계씩 성장하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아무리 힘든 과정이라 하더라도 기꺼이 받아들이고 준비를 하는 것이 내가 평소 감내해야 하는 일이고 또한 즐기는 일이다.